200억 보이스피싱, 한국 내 핵심 조직원 8명 구속…‘금감원·검사·수사관’ 사칭

박정수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1 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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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금감원과 검사,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200억원을 뜯어낸 조직원이 대거 검거됐다. 

 

충남경찰청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수법으로 200여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한국인 콜센터 조직원 22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핵심 조직원 8명은 구속됐다.

 

 박종혁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이 전화금융사기 일당 검거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항저우에 전화금융사기 범죄를 위한 콜센터를 조직하고, 지난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국내에서 133명으로부터 200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범죄단체가입·활동 등)를 받고 있다.

 

이번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 국적의 30대 총책을 포함한 조선족 8명과 한국인 조직원 52명이다.

 

이들은 각자 검찰 수사관, 검사, 금감원으로 역할을 나누어 범죄 행위를 벌이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조직원이 “당신 명의로 개설된 계좌가 범행에 사용됐다. 담당 검사에게 조사받아야 한다”고 속이면,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이 “자금추적을 위해 정상 자금인지 확인해야 하니, 계좌의 현금을 뽑아 직원에게 건네라”며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다. 

 

이어 피해자들이 악성 앱을 깔면 조직원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모두 제어할 수 있어 피해자가 경찰이나 금감원에 전화를 걸어도 조직원들에게 연결돼 감쪽같이 속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검사 신분증과 구속영장을 위조하는 것은 물론 검사 사무실을 가짜로 만들어 영상통화를 걸어 보여주는 등 피해자들을 철저하게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금은 다단계 형식으로 조직원별로 각각 10%, 8%, 4%씩 나눠 갖고 나머지 수익금은 총책과 핵심 조직원들이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혁 충남경찰청 수사과장은 “국가기관에서는 절대로 영상통화로 사무실을 보여주거나 현금 제공 및 대출 실행을 유도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1만여 건의 유사 사건과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조직원 가운데 아직 검거되지 않은 38명의 피의자에 대한 추적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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