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의 여행 &] 타이완 레저농장

편집국 / 기사승인 : 2023-09-05 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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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엔뉴스 = 편집국] 단순히 ‘보는 여행’에 지루해진 도시 여행자라면 이제는 레저농장에서 ‘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만하다. 타이완에는 농촌·어촌·산촌 생활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레저농장이 다양하다. 

 

▲ 먀오리 ‘쭈오예 오두막


 쭈요예의 대청 물들인 빵.

 

타이완 북서부에 위치한 먀오리현 싼이에 자리한 레저농장으로, 최근 들어 특히 주목받고 있는 농장이다. ‘도시에서의 생존이 아닌 시골에서의 생활’을 선언하고 터를 닦은 이곳은 2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최초 설립 때와 달리 지름은 숙소와 레스토랑, 카페, 공방 등을 갖춰 제법 규모가 크다. “민박이 예쁘다” “먹거리가 건강하다” “체험거리가 많다” 등의 입소문을 듣고 찾은 방문객이 평일에도 북적거린다. 

 

쭈오예 오두막에는 각기 다른 모양의 오두막(민박) 15채가 있다. 밤에는 고요하고 낮에는 활기가 가득해 산촌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산길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는 새로 지은 숙소도 있다. 

 

전통에 기반한 ‘건강한 먹거리’는 쭈오예의 자랑이다. 아침과 저녁, 레스토랑에서는 커지아 요리가 가미된 채식요리가 나온다. 인근 커지아 마을의 전통과 산촌의 먹거리를 동시에 보여주는 의미있는 식단이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농촌주방을 체험해 보는 것도 괜찮다. 농촌주방은 타이완 정부에서 장려해 각 학교에서 수업으로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아이위 만들기와 다식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아이위는 타이완에서 자라는 등나무과 식물로, 말린 열매를 면포에 싸서 물에 빨 듯 풀면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아이위가 탄생한다. 

 

아이위 자체는 특별한 맛이 없지만,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라 레몬이나 라임과 섞어 음료로 즐기기에 좋다. 녹두 다식은 천연 재료를 사용해 색을 낸다. 빨간색은 비트, 노란색은 치자, 파란색은 대청이 원료다. 이 가운데 대청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쭈오예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식물이다. 

 

염색은 오늘의 쭈오예를 만든 주인공 가운데 하나다. 먀오리 싼이 염색 공방의 인기에 힘입어 이란과 타이난에도 공방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직접 키운 대청을 3~4월, 11~12월에 생산해 염료를 만든다. 

 

이를 활용해 손수건, 파우치, 가방, 스카프, 티셔츠 등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팁 : 쭈오예 오두막은 싼이 기차역을 이용해 갈 수 있다. 숙박은 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에 기차역 픽업이 가능하고, 금~일요일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먀오리 페이니우 목장


 페이나우의 양목장.

 

나비와 소가 특히 많은 목장이다. 쭈오예와 함께 먀오리를 대표하는 레저농장으로, 타이완 최대인 120헥타르(약 36만평) 규모를 자랑한다. 끝없이 펼쳐진 이곳 초원은 자연과 어우러진 젖소와 염소, 양, 토끼, 오리 등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목장에서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페이니우의 젖소는 두 종류다. 점박이 젖소는 네덜란드산이고 노란 젖소는 영국이 원산지로, 모두 우유 생산을 맡고 있다. 이들 젖소와 함께 할 수 있는 체험은 젖소 우유 짜기와 송아지 우유 주기가 있다. 

 

또 염소와 양, 토끼 먹이주기 등을 비롯해 신호에 따라 떼를 지어 움직이는 오리 행렬 등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목장의 대표 먹거리 역시 유제품이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푸딩 등 종류도 다양하다.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인 훠궈는 우유를 특별하게 맛보는 방법으로, 순도 100%에 가까운 우유를 비롯해 다시마와 김치 육수가 제공된다. 팁 : 통샤오 기차역에서 택시 또는 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다.

 

 타이난 따컹 레저농장


 따컹의 망고.

 

타이난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신화구 산골에 자리한 이 농장은 숙박시설과 레스토랑, 카페, 스파 등을 갖춘 제법 규모가 큰 레저농장이다. 60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라오반(주인) 부부가 어머니와 세 딸, 손주들과 함께 농장을 운영한다. 

 

따컹의 자랑은 ‘식사’다. 그 중에서도 치킨과 죽순요리가 대표적이다. 농장에서 직접 기른 닭을 사용해 내놓는 닭요리는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또 다른 맛이 기막히다.

 

농장을 둘러싼 산에는 대나무가 유독 많다. 비에 약한 석회암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예부터 대나무를 많이 심어 가꾼 까닭이다. 

 

대나무가 많으니 죽순이 많은 건 당연한 일. 따컹의 라오반은 매일 새벽 죽순을 캐 손님 밥상에 올린다. 단골손님에게는 특히 제철 채소를 넣은 죽순 죽을 내놓는데, 그 맛이 참 편안하다. 

 

따컹에서는 망고 따기도 체험할 수 있다. 겉은 푸르고 속은 노란 헤이시앙, 불그스름한 애플망고 아이원, 노랗고 큰 찐황이 이곳의 대표 망고로, 망고별로 색다른 맛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농장 곳곳에서는 파파야, 구아바, 포멜로, 레몬 등의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 팁 : 신화 기차역에서 택시 이용. 버스는 다소 불편함

 

 타이베이 리우지샹 찻집


 차를 즐기는 라오반 가족. 

 

마오콩은 타이베이 외곽 원샨 지구에 자리하고 있다. MRT 똥우위엔 역에서 내려 곤돌라로 닿을 수 있어, 타이베이 외곽치고는 가는 길이 편하다. 주변 산봉과 마주한 마오콩의 차밭은 싱그럽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초록의 향연에 가슴이 설렌다. 

 

마오콩에 차밭을 가꾸고 찻집을 운영하는 이들은 중국 남부에서 건너 온 이주민들이다. 마오콩의 차밭은 토질이 유연해 ‘원샨빠오종차’ ‘무자티에관인’과 같은 명차를 탄생시켰다. 

 

마오콩의 리우지샹 찻집은 1895년에 처음 자리잡은 이후 현재 5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티에관인차(철관음차)로 유명한 푸젠성 안시에서 이주한 1대 라오반은 중국의 차 기술을 이곳 사람들에게 전수한 원조다. 

 

리우지샹 찻집에서 가장 유명한 차는 티에관인이다. 티에관인은 300평 기준 고작 24㎏이 생산된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생산량은 더 적다. 농약 대신 고사리를 심는다. 이는 곤충이 찻잎보다 고사리를 먼저 먹게 하기 위해서다. 

 

리우지샹의 티에관인은 깊은 맛으로 유명하다. 티에관인 찻잎이 차가 되기 위해서는 우롱차 생산 과정(자연 건조-실내 12시간 건조-기계 압착-건조기 건조-보자기 압착)을 거친다. 여기에 찻잎을 보자기에 싼 채 70도에서 8시간 정도 가열하는 과정을 더한다. 그만큼 들이는 정성이 깊다.

 

그중에서도 티에관인을 5~10년 묵힌 천니엔티에관인은 깊은 맛의 정수를 보여준다. 티에관인을 비롯해 리우지샹이 원조인 스지춘 등의 차는 시음 후 구매할 수 있다. NT$300(한화 약 1만2000원)을 내면 7~8종의 차를 시음할 수 있다. 팁 : 똥우위엔 역에서 마오콩 역까지 곤돌라 이용. 곤돌라에서 우회전해 650m 이동 

 

 타오위엔 린지아 고택 레저농장


 연못가 레스토랑.

 

타오위엔 공항에서 차량을 렌트했다면 린지아 고택 레저농장을 눈여겨 볼만하다. 100년 역사의 고택에서는 만들기 체험이나 연못가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체험은 탕후루 만들기다. 농장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딴 딸기나 과일을 이용해 직접 탕후루를 만들 수 있다. 탕후루에 들어가는 재료는 단순하다. 딸기나 방울토마토 등의 과일과 설탕, 맥아당, 물만 있으면 달콤한 탕후루를 맛볼 수 있다. 아삭하고 달콤하게 부서지는 탕후루의 맛이 일품이다.

 

연못가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생선, 완자, 치킨 등을 즐길 수 있다. 연근 샐러드, 연근 수프, 연잎 차와 함께 나오는 음식은 소담스럽고 정갈하다. 

 

사실 린지아 고택은 연꽃으로 유명해 이를 활용한 음식이 제법 많다. 하지만 현재 연못에는 수련 몇 줄기만 달랑 있을 뿐이다. 선물로 받은 물고기가 연꽃을 죄다 먹어 버렸기 때문이란다. 해서 요리에 쓰이는 연근과 연잎은 옆집 연밭에서 채취해 사용한다. 팁 : 타오위엔 공항에서 택시 이용

 

 짱화 신커 용과원


 신커 용과.

 

우리나라에서 성주의 참외가 유명하듯, 짱화의 명물은 용과(드래곤 후르츠)다. 용과의 원산지인 짱화에는 한 집 건너마다 용과 농장을 운영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도 많다. 

 

신커 라오반이 운영하는 신커 용과원은 무농약으로 용과를 재배하는 과수원이다. 

 

용과는 크게 속이 하얀 용과와 빨간 용과 두 가지가 있다. 당도는 빨간 용과가 더 높다. 사과나 복숭아보다 당도가 높지만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특이하다.

 

용과는 선인장의 열매로, 꽃은 단 하루 밤에만 피어 쉽게 볼 수 없다. 아침이면 시드는 새하얀 꽃이 지고 나면 한 달 후 열매가 달린다. 

 

신커 용과원에서는 체험비를 지불하면 용과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가시가 무성한 선인장 줄기 끝에 열매가 달려 수확의 재미도 쏠쏠하다. 직접 딴 용과는 2개까지 가져갈 수 있다. 팁 : 짱화 기차역에서 택시 또는 버스 이용  

이완 l 글·사진 이진경 여행작가

 

<여행 정보>

▲ 비자와 여권

왕복 항공권과 유효기간 6개월 이상 남은 여권을 소지하면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 이게이트

만 17세 이상, 최소 신장 140cm의 한국 전자여권 소지자는 타이완 자동출입국시스템 e게이트를 신청할 수 있다. 타오위엔 공항 1·2 터미널과 쏭샨 공항 등 지정된 등록 센터에서 등록 후 이용 가능하다. 

▲ 전압

한국의 둥근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3핀 코드도 있지만, 110V 2핀 코드가 많아 11자 플러그어댑터를 준비하면 좋다. 

▲ 환율 및 환전

NT$(뉴타이완달러)1=42원(2023년 8월 기준). 한국에서 미리 환전하는 게 편하다. 타이완에서 미국달러를 환전할 경우 공항 환전소와 메가 뱅크를 제외하고 환전 가능 금액이 정해져 있고, 수수료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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